
코리아타임뉴스 오영주 기자 | 서울시는 수도권 시민의 이동 행태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이동 거리와 지역·연령대에 따라 교통수단 선택이 뚜렷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서울시와 KT가 공동 구축한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를 서울·경기·인천 전역을 41,023개의 정사각형(250×250m) 격자 단위로 분할해 기존 시군구 또는 읍면동 단위(1,186개)에 비해 최대 35배 이상 세밀하고, 20분 간격으로 이동량을 집계한 국내 최초의 통합체계적 모빌리티 분석이다.
시는 KT와 협력해 구축한 고해상도 생활 이동 데이터에 지난해 공개한 이동 목적 정보 7종(▴출근 ▴등교 ▴귀가 ▴쇼핑 ▴관광 ▴병원 ▴기타)을 결합하고, 올해 새롭게 개발한 이동 수단 분류 알고리즘 8종(▴항공 ▴기차 ▴고속버스 ▴광역버스 ▴일반버스 ▴지하철 ▴도보 ▴차량)을 적용해 시민이 ‘어떤 목적’으로 ‘어떤 수단’을 선택해 이동하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국 최초의 통합 시스템으로 완성했다.
이 시스템은 시민의 생활 이동을 출발·목적지 중심이 아닌 ‘이동 목적–이동 경로–이동 수단’이 연결된 하나의 흐름으로, 그동안 교통카드 데이터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도보·차량·환승 전후 이동(퍼스트·라스트마일)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출근하는 시민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수단을 타고 어느 거리까지 이동하는지’, ‘병원 방문 시 차량·대중교통 비율이 어떤지’와 같은 분석이 가능해진다.
시는 이번 분석으로 단거리(1~4km)는 버스, 중거리(5~19km)는 지하철, 장거리(20~35km)는 차량 이용이 가장 많음을 확인해 생활권 이동의 구조적 패턴이 입체적으로 선명하게 드러났음을 파악했다.
이동 거리뿐 아니라 연령대에 따라 교통수단 선호도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청년층(20~39세)은 지하철 이용이 48%로 가장 높았다. 이는 역세권 중심의 생활권, 직장·학교 접근성 등 이동 생활 패턴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중년층(40~59세)은 차량 이용 비중이 45%로 가장 컸다. 직주거리 확보, 가족단위 이동, 거주지 분포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장년층(60세 이상)은 다시 지하철 이용 비중이 44%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도보 접근성, 요금 부담, 생활권 내 역세권 이용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수도권에서 지역 간 이동 패턴은 더욱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로 이동하는 경우 대중교통 이용 비중이 6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 중심부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고, 역세권에 직장·학교가 집중되어 있어 출근·통학 수요가 자연스럽게 지하철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경기와 인천 지역 도착 이동은 차량 이용 비중이 68~73%로 크게 높았다. 수도권 외곽 지역은 대중교통망이 상대적으로 덜 촘촘하며, 직주 근접도가 낮아 차량 중심의 통행 구조가 고착되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시는 분석 결과를 통해 수도권의 광역교통 정책은 행정 경계가 아니라 실제 시민들이 이동하는 생활권 단위를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시는 KT와 구축한 시스템을 향후 광역버스 최적 노선 도출, 생활SOC 입지 선정, 도로·보행환경 개선, 도시재생·역세권 개발 정책 등 생활권 기반의 입체적 교통정책과 생활SOC 공급 정책 설계 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를 12월부터 서울 열린데이터광장(행정동 단위)과 서울시 빅데이터캠퍼스(250m 격자 단위) 두 채널로 전면 개방해 시민 누구나 데이터 기반의 연구·기술개발·서비스 기획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의 개방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례없는 수준이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수도권 시민이 실제로 어떤 이유로 어떤 수단을 선택해 이동하는지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되면서, 교통·주거·도시계획 전반을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시민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발굴·개방하여 AI·데이터 기반의 도시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