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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의 확대경

권력에 취한 여야, 무너지는 민생은 누가 책임지나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당권이 아니라 경제 회복이다

코리아타임뉴스 안창현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원유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곧바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고환율·고유가·고물가의 3중고는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압박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기대감 속에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시장 지표와 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 경제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장바구니 물가는 오르고, 외식비와 교통비 부담은 커지고 있으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원가 상승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국민경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작 여야 정치권은 무엇에 몰두하고 있는가?

 

국민이 보는 정치권의 모습은 민생 경쟁이 아니라 권력 경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12곳을 차지하며 형식적으로는 승리했다. 그러나 선거 전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세가 예상됐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역시 60% 후반대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선거 결과를 놓고 책임론과 지도부 거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최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단결해야 한다”,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이라고 강조하며 당내 결속을 주문했다.

 

정 대표의 발언은 집권 초반 당정 간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민주당의 단결 그 자체가 아니다. 그 단결이 과연 민생 회복과 경제 안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당의 단결이 국민의 삶보다 우선순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 대표 역시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졌던 공천 갈등과 당내 계파 충돌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성찰해야 한다. 정치적 책임은 상대방에게만 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 역시 다르지 않다.

 

당초 참패가 예상됐던 지방선거에서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선거 직후부터 지도부 책임론과 당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당내 사퇴 요구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며 대응하고 있다. 그는 최근 당내 비판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라”고 반박했고, 일부 사퇴론에 대해서도 선을 긋고 있다.

 

반면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느냐다.

 

국민은 여당의 계파 갈등도, 야당의 지도부 갈등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지금 국민이 정치권에 기대하는 것은 차기 당권 경쟁이 아니라 물가 안정 대책이고, 전당대회 전략이 아니라 민생 회복 방안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투쟁은 정치의 숙명과도 같은 존재였다. 어느 정권, 어느 시대에도 당내 갈등은 존재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평상시와 다르다.

 

국제질서는 급변하고 있고 공급망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중동 정세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은 언제든 다시 급등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수출 회복이라는 긍정적 신호와 생활물가 상승이라는 부정적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는 국민에게 안정감을 줘야 한다.

 

정청래 대표가 진정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원한다면 당내 권력 논쟁보다 민생 입법과 경제 대책을 앞세워야 한다. 장동혁 대표 역시 당권 수성보다 보수정당의 혁신과 국민 신뢰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권력은 국민이 잠시 맡겨준 것이다. 영원한 권력도, 영원한 당 대표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 지도자의 진정한 가치는 자리를 지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책임을 지고 결단하는 데 있다.

 

지금 국민은 여야 어느 쪽이 권력을 차지하느냐보다 누가 더 절박하게 민생을 챙기느냐를 지켜보고 있다.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가 진정으로 국민과 당을 위한다면, 권력의 달콤함보다 국민의 고단한 삶을 먼저 바라봐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당권 경쟁이 아니라 민생 경쟁이다. 그리고 국민은 그 경쟁에서 승리하는 정치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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