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임뉴스 이아름 기자 | 2025년 한국 정선의 지역대표예술단체 극단산과 스코틀랜드 예술단체 극단 원더풀스(Wonder Fools)가 공동으로 기획한 국제예술교류 프로젝트 '올드 랭 사인 & 아리랑 – 희망을 꿈꾸다 (Auld Lang Syne & Arirang, Bruadar air dòchas)'가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5일까지 스코틀랜드 현지에서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국경과 언어를 넘어 문화적 공감대를 나누는 특별한 예술 교류 프로젝트로서 ‘공동창작 워크숍’ 형태로 진행됐고 그 결과물인 음악극 [TETHER:인연] 쇼케이스가 9월 4일 에든버러 써머홀에서 성황리에 열려 현지 공연 관계자와 일반관객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현지에서는 3.1운동 당시 대한민국의 첫 애국가로 불리기도 했고 번안곡 ‘석별의 정’으로 잘 알려진 ‘올드 랭 사인’에 얽힌 양국의 관계, 한국 전쟁 파병국으로 대한민국을 도운 인연 등 양국의 문화적, 역사적 관계를 잘 녹여낸 작품 내용과 전통 음악, 민요, 춤 등이 잘 어우러진 형식에 대해 높이 평가했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보였다.
이번 사업은 한국의 대표 민요 ‘아리랑’과 스코틀랜드의 전통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을 소재로, 양국의 예술가들이 만나 예술로 화합하고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장기적인 국제교류 프로그램이다. 두 민요는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태어났지만,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고 인간의 사랑과 그리움 등의 정서를 담은 노래’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협업은 아리랑의 세계화와 함께, 양국의 전통 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국제무대에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신작 [TETHER:인연]은 1919년부터 1979년까지 60년에 걸친 ‘한국과 스코틀랜드의 인연’을 담은 음악극이다. 작품 내용은 정선 출신으로 정선 아리랑을 부르며 1919년 스코틀랜드의 글라스고에서 유학 중인 유학생 김대한과 하숙집 딸 제인의 인연, 1951년 한국 전쟁에 참여한 김대한의 아들 민국과 정선아리랑을 부르는 스코틀랜드 간호장교 낸시의 인연, 1979년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위해 그의 기억과 추억을 되살려 보고자 스코틀랜드를 방문한 김대한의 손녀 김미소와 스코틀랜드에서 정선아리랑을 부르는 80세의 제인이 만나 밝혀지는 그들의 만남과 역사적 상황으로 인한 이별과 아픔, 그리움 등을 담고 있다.
1919년, 1951년, 1979년의 각 만남과 인연은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과 정선아리랑 및 구 아리랑‘을 중심으로 얽히며, 이 공연의 제목인 ’Tether(묶다, 이어주다)’라는 제목처럼 사람과 사람 간의 인연, 음악과 음악 간의 인연에서 국가와 국가 간의 인연으로 확장되며 두 나라의 관계와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등의 역사를 아우른다. 작품은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나누며 미래를 희망하는 두 민요의 정서를 대한과 제인의 사랑과 그리움을 중심으로 음악과 연극,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형식으로 풀어냈다.
스코틀랜드에서의 쇼케이스를 기반으로 오는 12월,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 최종 공개발표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이는 언어와 문화를 넘어선 협업의 결과물을 한국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이자, 양국 예술단체가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코리아라운드컬처 사업에 선정되어 추진되며, 한국의 극단산과 스코틀랜드 Wonder Fools가 공동 주관하고, 강원도 정선군과 영국문화원이 지원하고 협력한다.
한국 측은 윤정환 예술감독을 비롯해 프로듀서 홍민진, 음악감독 엄태환, 안무 남현우, 민요 김미수, 배우 현대영, 박서안, 최현규, 스탭 정우빈 등이 참여했으며, 스코틀랜드 측은 Robbie Gordon·Jack Nurse 예술감독과 음악감독 Stuart Ramage, 배우 Hannah Jarett Scott, Isabella Jarrett, Louise Ludgate, Molly Bryson 등이 함께했다.
[TETHER:인연]은 단순한 예술 교류를 넘어, 아리랑을 세계 무대에서 울려 퍼지게 하는 국제 공동창작 사례로 자리매김한다. 민요라는 공통의 정서를 통해 양국 예술가들은 서로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예술로 화합하며, 지속 가능한 국제 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대한민국 정선과 스코틀랜드 글라스고 예술단체가 함께 써 내려가는 이번 여정은, 우리 모두의 오래된 노래가 미래의 희망을 노래하는 ‘세계 속의 아리랑’으로 확장되고 특히 극 중에서 서양인이 부르는 정선 아리랑을 통해 ‘정선 아리랑의 세계화’에 한 걸음 다가서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